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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부장검사출신변호사 [장지연의 역사 상상력]천년 신라를 닮고 싶었던 고려, 이야기를 켜켜이 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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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진주꽃
댓글 0건 조회 4회 작성일 26-01-25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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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부장검사출신변호사 “언니가 꿈을 꾸었다. 뒷산에 올라 오줌을 누자 온 고을이 오줌에 잠기는 꿈이었다. 다음날 아침, 재밌는 꿈을 꾸었다며 얘기를 들려주는 언니에게 내가 그 꿈을 사겠다고 했다. 언니가 뭘 줄 거냐고 묻길래 아끼던 비단 치마를 주겠다고 했다. 흔쾌히 꿈을 팔고 신이 난 언니의 뒷모습을 보며 속으로 웃었다. ‘보통 꿈이 아니거늘 아무것도 모르는 언니 같으니라고.’ 얼마 후 귀인이 집을 찾았는데 하필 옷자락이 찢어져 버렸다. 아버지가 언니에게 귀인의 옷을 꿰매라 했으나, 결국 언니 대신 내가 하게 되었고 그것을 계기로 귀인과 정을 통하게 되었다.”
익숙한 이야기인가? 아마도 십중팔구는 김유신의 누이 문희와 보희의 이야기라고 생각할 것이다. 언니 보희의 꿈을 비단 치마로 산 문희가 언니 대신 김춘추와 연을 맺고 그의 아이를 임신한 후 아내가 되는 바로 그 이야기. 훗날 신라 태종 무열왕이 되는 김춘추와 김유신의 긴밀한 관계를 보여주는 이야기 말이다.
그러나 이는 고려 왕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고려 왕실의 건국 설화를 담고 있는 <고려세계>에는 작제건의 어머니이자 보육의 둘째 딸 진의에 관한 이야기가 전한다.
“어떤 신라 술사가 와서 (마하갑에 있는 보육의 집을) 보고 이곳에서 살면 반드시 당나라의 천자가 와서 사위가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 보육은 두 딸을 낳았는데, 막내 진의가 아리땁고도 지혜와 재주가 많았다. 진의의 나이가 열다섯 정도일 때, 그의 언니가 오관산 봉우리에 올라 소변을 보았는데 천하에 흘러넘치는 꿈을 꾸었다. 깨고 나서 진의에게 말하자, 진의가 “비단 치마로 그 꿈 살게요”라고 하였고 언니가 허락했다.”(고려사 <고려세계>)
술사의 예언대로 과연 훗날 당의 황제가 될 왕자가 우연히 개성을 찾았다가, 보육의 집까지 이르렀다. 이 사람이 술사가 예언한 그 귀인임을 알아본 보육은 큰딸을 시켜 터진 옷을 꿰매 주라고 했으나 문지방을 넘자마자 코피가 나서 못 가게 되고, 진의가 대신 하게 되었다. 당의 왕자는 한 달 후 떠났으나 진의는 그의 아이를 가졌다.
임신 후 두 여인의 이야기는 달라지지만, 여기까지 두 이야기는 놀랍도록 닮았다. 고려는 신라에서 전해지던 이야기를 베꼈다.
짜깁기한 신화들
고려 왕실의 신화 베끼기는 진의의 이야기에 그치지 않는다. 진의와 당나라 왕자 사이에서 태어난 작제건은 어릴 때부터 자신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궁금했다. 당나라 사람이라고만 얘기해주던 어머니는 그가 열여섯이 되자 드디어 진실을 말해주며, 아버지가 남겨 준 활과 화살을 전했다. 그 활과 화살로 쏘기만 하면 백발백중, 얼마 가지 않아 작제건은 신궁이라는 명성을 얻는다.
아버지를 꼭 뵙고 싶던 작제건은 서해로 나가는 상선에 의지해서 중국에 가고자 했다. 그러나 바다 한복판에서 구름과 안개가 일어나며 주변이 자욱해지더니 배가 멈춰버렸다. 사흘째 되던 날 참다못한 뱃사람들이 점을 쳤다. ‘고려 사람이 없어져야 한다’는 점괘. 작제건은 활과 화살을 거머쥐고 바다에 몸을 던졌으나, 다행히도 마침 물결 아래 가려져 있던 바위에 안착했다. 그가 내리자 상선은 쏜살같이 목적지를 향해 떠나 버렸다.
이는 모두 신궁의 도움이 필요했던 서해 용왕의 계략이었다. 서해 용왕은 작제건의 도움을 받아 그를 괴롭히던 늙은 여우를 퇴치했고, 이를 계기로 작제건은 용왕의 딸과 혼인하고 갖은 보화를 가지고 개성으로 돌아온다.
작제건의 이야기는 신라의 거타지 이야기와 거의 동일하다. 거타지는 신라 진성왕대 당나라 사신길에 동행한 궁수로 작제건과 매우 흡사한 여정을 걷는다. 그 역시 비슷한 상황에 부닥친 후 서해신의 부탁을 받고 늙은 여우를 퇴치한다. 서해신은 거타지에게 보답으로 딸을 주고, 거타지가 탄 신라 사절단의 배를 용 두 마리로 보호하여 당나라까지 무사히 가게 한다.
온 천하가 오줌에 잠기는 꿈서해 용왕의 딸과 결혼한 신궁신라 설화이자 고려 왕실의 것
태조 왕건은 천안을 건설하며개성 근처 ‘오룡사’ 창건하고곳곳을 의미 있게 만들려 노력
수백년간 쌓인 서사가공간을 ‘장소’로 직조해조선에도 영향력 미쳐
원래 신화는 비슷한 모티브들이 약간씩 변주하며 여기저기 옮겨 전하기 마련이다. 그런 점에서 고려 왕실 신화와 신라의 이야기에 유사한 대목이 나타나는 것 또한 자연스러운 일이다. 다만 신화라 할지라도 조금은 체계적이고 일관되면 멋이 있을 텐데, 고려 왕실의 신화는 그렇지 못하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조상의 계보가 아버지면 아버지, 어머니면 어머니로 일관되게 내려오는 것도 아니요, 하나의 장소가 일관되게 중요하게 내려오는 것도 아니다.
설화 안에서 같은 모티브가 중복되기도 한다. 온 천하가 오줌에 잠기는 꿈은 진의의 언니만 꾼 것이 아니고 그 아버지 보육도 꾸었다. 풍수의 술사라고 하면 집터를 점지해주며 왕건의 탄생을 예언한 도선만으로도 충분할 텐데, 그 이전에도 신라의 술사라는 인물이 여럿 등장하고 그들이 점쳐준 곳이나 예언도 여럿 전한다. 한마디로 고려 왕실의 신화는 여러 이야기를 덕지덕지 짜깁기했다는 인상을 지우기 어렵다.
만약 신화의 완성도를 평가하는 대회가 있다고 한다면, 고려 왕실의 신화는 좋은 점수를 받기 힘들 듯하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신성한 장소를 만들기 위한 특별한 이야기
고구려, 백제, 신라, 가야의 시대에는 자신의 왕실을 하늘에 직접 접속시켰다. 이 나라 모두 하늘과 직간접적으로 연결이 되는 시조 설화를 지니고 있었으며 그 시조의 행적과 관련한 신성한 장소들이 전한다. 신라의 수도 서라벌은 시조나 후대 왕실뿐만 아니라, 곳곳에 그 이후의 오랜 역사가 축적된 이야기들을 품은 신성한 장소였다. 사후에 용이 되어 나라를 지키겠다며 바닷속에 무덤을 만들었다는 문무왕 대왕암이라든지, 그 용이 드나들었다는 감은사탑이라든지, 김현이 호랑이 처녀를 만난 흥륜사 같은 곳들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그에 비해 고려가 건국될 무렵은 하늘과 직접 접속시키는 시대가 아니었다. 이 시대에는 대신 자신의 지역을 신성하게 하는 다른 요소들이 유행했는데, 산천신이나 풍수, 불교 등이 대표적이었다. 지역세력들은 산신으로 추앙을 받거나 유명한 승려들을 초빙하여 절을 짓는 등 자신들만의 상징성을 갖추어 지역을 현창하려고 했다. 몇백 년의 역사를 지닌 신라 역시 지역 세력들이 과시할 수 있는 요소가 되었다. 궁예처럼 신라 왕실의 후손을 자처한다든지, 신라의 관직을 참칭하는 것 등이 그 예가 되겠다.
고려 왕실의 신화에는 당대에 유행한 이러한 모든 요소가 엿보인다. 구룡산의 산신, 백두산부터 산맥을 짚으며 터를 보는 풍수 술사들, 신라 관료 출신의 예언, 당나라 황실, 서해 용왕의 딸 등이 대표적이다. 작제건의 아내가 된 서해 용왕의 딸은 훗날 고려 왕실이 용의 자손을 칭하는 중요한 근거가 되었고, 고려 왕족의 몸 어딘가에는 용 비늘이 있다는 설화로 조선 후기까지도 그 흔적이 남기도 했다.
다만 여기에서 고려의 왕실이 결국 당나라 황실의 후손임을 자처한 대목은 현대인의 관점에서 다소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그러나 이 시기 조상의 연원을 당나라의 어느 한 자락에 대는 것은 고려 왕실만의 일이 아니었다. 고려 중기 정계를 쥐락펴락한 이자연의 집안, 인주 이씨는 선조가 신라의 높은 관원이었는데 사신으로 당에 갔을 때 황제가 이씨 성을 하사했다는 내력을 지니고 있었다.
비슷한 시기 일본의 귀족 중에도 당나라와 연결된다는 집안 내력을 내세운 경우가 있는 것을 보면, 대단한 위세를 자랑했던 당나라가 멸망 후에도 동아시아 전반에 상당한 역사적 권위와 상징을 지니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지금처럼 민족·국가별 장벽이 높은 시대의 감각과는 완연히 다른 것이다.
이야기는 실질적인 행위로도 이어진다. 태조 왕건은 유명 승려를 초빙하여 개성 주변에 ‘오룡사’라는 절을 창건한 바 있다. 여기에서 ‘오룡,’ 즉 다섯 마리의 용이라는 표현이 흥미롭다. 이는 천안부를 둘 때의 이야기에도 잠깐 등장하기 때문이다.
지금의 천안은 태조 왕건이 처음 건설한 도시다. 주변의 목천이나 직산이 백제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연원을 지닌 데 비해 천안은 역사가 짧은 셈이다. 당시 왕건은 후백제를 공략할 거점으로 천안을 주목했다. 이곳이 ‘삼국의 중심으로 오룡이 구슬을 두고 다투는 형세’라서, 도시를 설치하면 백제가 스스로 무릎을 꿇을 것이라는 예언이 유행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이 이야기를 볼 때 아마도 당대에는 ‘오룡이 구슬을 두고 다투는 형세’가 삼국을 통일하게 할 지세라고 하는 예언들이 유행했고, 이를 염두에 두고 왕건이 자신의 고향 개성에도 이름을 딴 절을 건설한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이야기는 왜 이렇게 중요한가? 이야기가 없이는 어떤 ‘공간’도 의미를 지닌, 인간의 ‘장소’가 될 수 없기 때문이다. 천 년의 역사를 지닌 신라의 서라벌 곳곳이 의미로 가득 찬 장소였을 때, 신흥 왕조 고려에서는 당대에 상상할 수 있는 모든 이야기를 동원하여 개성을 의미 있게 만들려고 했다. 아무래도 역사가 짧은 개성만으로 역부족이라고 생각했을 때에는 고구려의 수도라는 내력을 지닌 평양을 새삼스레 다시 발굴해내기도 했다. 이후 475년의 역사는 개성을 의미로 가득 찬 장소로 직조해냈고, 한양으로 천도한 조선인들은 그 의미에서 벗어나기 힘들어했다. 수백 년간 층층이 쌓인 서사의 무게가 그만큼 압도적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공간을, 도시를, 그저 물리적인 형태로만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 인간은 본디 그 너머의 의미와 이야기를 갈구하는 존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일명 다보스포럼)에서 진행한 연설을 통해 그린란드가 미국의 영토라고 주장했다고 AP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무력은 쓰지 않을 것임을 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시간 20여분간의 연설에서 자신의 그린란드 획득 야욕의 이유를 설명하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먼저 “미국 말고 어떤 나라도 그린란드를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면서 풍부한 희토류가 매장된 그린란드가 적국인 중국·러시아 사이에 낀 “전략 요충지”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그린란드에 대해 “북미 대륙의 일부이며 서반구 최북단에 있는 우리의 영토”라고 밀했다.
그는 또 미국의 그린란드 획득이 미국의 핵심 안보 이익일뿐 아니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둘러싼 국제 안보에도 부합한다면서 “그게 내가 그린란드를 다시 획득하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즉각적인 협상을 추진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덴마크를 향해서는 “은혜를 모른다(ungrateful)”고 비난했으며, 캐나다에 대해서는 그린란드에 건설하려는 골든돔의 혜택을 받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에 대해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골든 돔은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1750억달러(약 240조원) 규모의 차세대 공중 미사일방어 체계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무력 사용을 원하지 않고,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린란드 확보를 위해 군사력을 사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 확보 과정에서 무력을 쓰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나토의 리더 국가인 미국이 나토 회원국인 덴마크 영토인 그린란드를 무력으로 차지할 경우 나토가 존립 위기에 빠진다는 미국 내 우려와 유럽의 거센 반발 등을 감안한 결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 후 이집트와의 정상회담에서 “군사력 사용은 논의 테이블에 없다. 그것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우리가 요구하는 건 그린란드의 완전한 소유권과 권리”라며 “임대계약으로는 방어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유럽을 향해 “그들은 선택할 수 있다. (미국의 그린란드 획득에) ‘예’라고 하면 매우 감사할 것이지만, ‘아니다’라고 하면 우리는 기억할 것”이라며 강력한 보복 조처를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정책, 연방정부 인력과 조직 축소, 제조업 및 에너지 산업 부흥, 인공지능(AI) 지원 등 지난 2년간 자신이 2기 행정부에서 이룬 성과들을 나열하면서 “경제 기적”이라고 자찬했다. 이어 그는 유럽에 대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지 않다”, “유럽의 특정 지역들은 더는 알아볼 수 없을 지경이 됐다” 등의 언사로 거세게 비판했다. 유럽의 진보 정권들이 주도하는 친환경·친이민 정책을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졸린 조 바이든 행정부와 수많은 서구 정부들이 매우 어리석게 따라간 길이었다”며 “솔직히 우리 세계의 많은 부분들이 바로 우리 눈앞에서 파괴되고 있다”고 했다.
겨울방학은 아이들이 학업의 부담에서 벗어나 재충전할 수 있는 시기지만 건강 관리 측면에선 빨간불이 켜지기 쉽다. 시간에 맞춰 등교하고 학교급식을 받던 학기 중과는 달리 집에 있으면서 생활 리듬이 흐트러지고 간식에 손이 갈 기회도 늘어난다. 학교마다 차이는 있지만 요즘은 봄방학 없이 2월 말까지 긴 방학이 이어지는 곳도 많아 무너진 습관이 장기화되기도 쉽다. 추운 날씨와 각종 학원·과외 수강 일정 때문에 신체 활동량은 급격히 줄어드는 반면, 고열량의 간식 섭취는 늘어나면서 소아비만이나 섭식장애 같은 건강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국내 아동·청소년의 비만 지표는 해마다 악화되고 있다. 교육부의 ‘2024년 초중고교 학생 건강검진 결과’를 보면 과체중과 비만을 합친 비만군 비율은 2017년 23.9%에서 꾸준히 상승해 코로나19가 대유행하던 2021년 30.8%로 정점을 찍은 뒤, 2024년엔 29.3%를 기록했다. 거리두기 정책으로 집 밖을 나서는 활동이 크게 줄었던 코로나19 유행 시기와 비교해 감소폭이 크지 않아 여전히 학생 3명 중 1명은 적극적인 체중 관리가 필요한 수준이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학생 3명 중 1명 체중 관리 필요성조숙증 유발로 키 성장도 저해거식·폭식 반복 ‘섭식장애’ 위험
채소 섭취 늘리고 시간 지켜 식사적절한 운동으로 체중 조절해야
어느 연령층이든 비만은 장기적으로 만성질환 위험을 높이고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된다. 그런데 특히 소아비만은 더욱 예방에 신경 써야 할 이유가 있다.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많이 나가는 상태를 넘어, 체내 지방세포의 수가 늘어나거나 크기가 커지면서 몸 곳곳에 과도한 지방이 축적된 상태를 가리킨다. 연령에 따라 비만이 되는 과정에는 차이가 있는데, 성인기에 시작된 비만은 대개 개별 지방세포의 크기가 커지는 ‘세포 비대형’인 반면 소아기에 발생한 비만은 지방세포 수가 늘어나는 ‘세포 증식형’인 경우가 많다. 비만이 된 후 체중을 감량할 때 지방세포 크기는 비교적 쉽게 줄어들지만 세포 수는 잘 줄어들지 않는다. 이미 소아기에 지방세포 수가 늘어났다면 성인이 되어 몸무게를 줄이기 위해선 더 힘들게 노력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래서 소아비만은 성인기 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도 더 오랜 기간 지속된다.
특히 방학 중에는 끼니를 거르거나, 불규칙한 식사 시간, 고열량·저영양 식품 섭취 증가 등으로 소아비만 위험이 높아질 수 있는데, 이 시기에 비만 상태가 되면 성인이 돼서도 비만이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백창기 한국건강관리협회 경기건강검진센터 원장은 “흔히 어릴 때 살은 다 키로 간다는 말을 많이 하지만, 기대와 달리 소아비만은 성인비만과 마찬가지로 각종 만성질환을 조기에 유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아비만은 아이의 최종 신장을 낮추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과도하게 축적된 체지방은 렙틴 호르몬 분비를 높이고, 이는 성호르몬 분비를 앞당겨 성조숙증을 유발하는 주요인이 된다. 비만율 증가와 맞물려 성조숙증 환자도 늘어나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성조숙증이 있으면 또래보다 잠시 키가 빨리 크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그만큼 성장판이 닫히는 시기도 일찍 찾아온다. 결과적으로 성장 가능한 기간이 단축되면서 유전적으로 잠재된 최종 키보다 덜 자랄 위험이 크다.
비만은 섭식장애 위험도 높인다. 섭식장애는 단순한 편식이나 식습관 문제를 넘어 음식 섭취에 대한 강박적·비정상적 행동이 반복되는 신체·정신질환을 뜻한다. 비만 상태가 되면 살이 찌는 것에 대한 공포로 신체상이 왜곡된 나머지 강박적으로 체중 관리에 몰두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 대표적으로 식사량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거식 행동과 통제되지 않는 폭식을 반복하는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성장기에 섭식장애를 겪으면 신체·정신적인 발달이 저해될 뿐 아니라 극단적인 경우 생명까지 위협하는 중증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김은실 강북삼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소아·청소년의 극단적 식사 제한과 폭식은 인슐린·렙틴·코르티솔 등 주요 대사호르몬의 변화를 일으켜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며 “그 밖에도 저체중과 저혈당, 전해질 이상, 위장장애, 부정맥, 뇌위축 등 중증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성장판 손상과 골밀도 감소 등 회복이 어려운 후유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방학을 보내는 아동·청소년의 비만을 예방하고 성장을 돕기 위해서는 우선 식단 관리가 중요하다. 방학 중 불규칙해질 수 있는 식사 시간을 잘 지키고, 불필요한 간식 섭취와 과식은 피하도록 한다. 단순당이나 정제 탄수화물, 각종 첨가물이 많이 들어간 식품은 섭취를 줄이는 것이 좋다. 대신 비타민과 무기질이 풍부한 채소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면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된다. 또 식사 시간을 포함한 하루 생활 리듬 역시 규칙적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적절한 운동도 필요하다. 겨울철에는 추운 날씨 때문에 바깥 활동이 줄어들어 신체 활동량이 감소하기 쉽다. 운동으로 신체를 자극하면서 규칙적이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면 성장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어 성장에도 도움이 된다. 백창기 원장은 “소아비만은 단순히 외형적인 문제를 넘어 치료나 관리가 필요한 질병으로 인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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